25. 꿈속의 비행
me and my /

이따위, 이따위 것들 하면서 심장이 뛰어요. 초하룻날 제사에 착한 양을 제물로 바치는 글을 읽었어요. 그러니까 아름다움은 희생이에요. 책임을 져야 해요. 우리의 시간들 말이에요. 뭔가를 생산해야 한다면 ‘사랑’을 만들고 싶어요. 세상에 없는 걸 만들어 오로지 사랑만을 하고 싶어요. 당신을 위해 내가 준비한 답례품 같은 거예요. 당신의 세계에서 보면 나는 살아남은 귀신인 셈이죠. 나도 이곳이 꿈이라는 걸 알아요. 죽음과 생, 안과 밖은 얇은 칸막이 하나 없잖아요. 그런데도 우린 무언가를 뚫고 가는 것 같고 어딘가에서 뛰어내리는 것 같고. 무언가를 앞에 놓고 울거나 푹 꺼져 사라져버릴까봐 불안해하죠. 당신은 안 그래요? 밖으로 나가는 말보다 숨은 말을 더 많이 가지고 있어요. 울기만 해서 미안하지만 그땐 어쩔 수 없었어요. 한마디도 못하고 갑자기 죽은 사람들은 늘 그렇죠. 우린 어딘가로 날아가야 합니다. 어디에선가 뛰어내려야 합니다. 이런 꿈을 꾸면 키가 자라지 않는다는 말 따위는 짓뭉개버리고.

박서영, 연인들은 부지런히 서로를 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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