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we are all insane
me and my /



​내가 정말 모든 고통의 원흉인 부두 인형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건 바로 내가 내 자신에게 바늘을 꽂고 있기 때문이다. 바늘을 꽂았다는 건 다시 빼낼 수도 있다는 말이겠지.

죽음으로 떨어지고 있을 때 나를 세상쪽으로 밀어준 건 뭐였을까. 나는 가끔 살기위해 정신을 모으는 내가 남처럼 느껴진다.

행복했던 순간들을 생각한다. 몇년 전인가 그날 그때의 지산이 진짜 진짜 거짓말처럼 행복했다. 태어나서 제일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만큼. 아직 둘다 꿈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모르고 서로에게 서로만 있었을 때. 취해서 비피 들으면서 다 잠들고 우리만 깨있던 밤. 서울에 너밖에 없어서 네가 내 세상인 줄 알았던 때. 언젠가 내가 다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었을 때. 네가 락스타라고 대답했을 때. 나는 어이 없고 두근 거렸고. 다른 누가 내게 꿈이 락스타라고 했을 때 나쁘게도 너를 떠올렸고. 그 사실이 여럿을 아프게 했고. 너의 음악이나 되자고 우리가 슬프고 아름다웠던 건 아닌데 여전히 내게서 너를 찾고 감상을 하는 정신 나간, 사랑스러운.
있잖아, 나는 너의 음악이 되는 게 죽는 것 보다 싫었어.

내가 그때 나를 가시가 없는 장미라고 소개해서 미안해. 너 역시 말도 안된다며 웃었지만, 그거 그냥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의 노래 가사였고 나도 잘 알아 웃긴 말이었다는 거. 그치만 절대 해를 등돌리지 않는 해바라기라는 말은 맞을걸. 나는 배신 같은 거 할 줄 모르거든.

'me and my'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 花  (0) 2019.03.10
16. 너만 아는 내 개인기  (0) 2019.03.05
12. 나는 이카리 신지를 미워하지 않는다  (0) 2019.02.24
10. R.I.P to my Xs  (0) 2019.02.20
9. 두근두근 찰랑찰랑  (0) 2019.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