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노래는 안 듣는다던 애는 시끄러운 노래들만 연주한다. 평생 시끄러운 노래만 듣느라 4년 전 그날 우연히 시끄러운 공연장에 혼자 취한 채 있어서 다행이라고 아직도 가끔 생각한다. 날 거기로 흘러들어가게 했던 밴드는 지금 사라졌지만 덕분에 우연히 만난 신인의 두근거리는 눈빛을 당도했던 그날의 설렘을 언제언제나 기억하고 싶다.
작은 지하공연장의 더럽고 눅눅한 냄새와 열기속에서 나는 너를 지긋지긋하게 사랑한다. 너는 항상 서툴지도 않고 멋지고 나는 발치에서 리듬을 타다 도망친다. 마지막 곡이 끝나기도 전에, 마지막 멘트를 상상하면서.
악보가 뒤엉킨 채로 널부러져있는 뒷좌석은 돌아보지도 않고 앞만 보는 옆모습을. 도무지 나아질 길 없는 삶에 어쩐지 희망에 찬 사람을. 나는 응원하고 싶다. 그 편에 서서 나도 조금은 그런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린다린다의 가사처럼. 사랑이 아니더라도. 네 결혼하자던 농담이 언제까지나 유효하길 가끔 생각하면서. 나는 너를 둘러싼 모든 걸 사랑한다. 네 엄마와 네 전 애인까지도. 이기고 싶어도 점수판도 없고 그냥 그래서 이긴 건지 비긴 건지 모르겠는 상태로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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