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인스트루멘탈이 더 진심을 잘 전달하잖아. 그 날 손끝의 욱신거림이 생생하게 들렸어. 나는 조금 틀렸던 것도 같고 그래서 네가 조금 웃었던 것도 같고. 언제 샀는지 모를 포카리랑 누구 건지 모를 드럼 스틱, 낡은 담요와 네 야한 농담 같은 것들도 들린 것 같아. 먼지 냄새나는 회색벽에 쏘아진 3분 9초짜리 빽빽한 시간들. 나는 아무데나 피는 꽃의 생명력으로 살아보려 해. 취한 목소리는 고맙고 반가웠고 그래서 다신 듣고 싶지 않아. 이 노랜 우리가 아닌 다른 어떤 새로운 가사들로 태어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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