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었구요. 참지 못하고 뛰쳐나온 거리에서 바라본 달은 생레몬처럼 밝고 얼얼했어요. 약속은 말로 하는 거지만 믿음으로 걸어잠그는 거예요. 우리는 우리의 머리나 마음이나 다리 사이에서 만들어져 입술에서 출발하는, 곧이어 공중에서 힘없이 흐르게 될 아무 효력없는 약속 따위를 선명하고 또 확실하게 기억할 거예요. 지키면 지킨 약속이 되고 지키지 않으면 지키지 않은 약속이 되는 단순한 룰. 우리는 가벼운 발목으로 어둠에 잠기는 대신 무거운 발목으로 빛을 향해 나아가길 선택할 거예요.